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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하루36

마스크와 손편지, 따뜻한하루 이제는 마스크를 구하는 것이 조금 편해졌지만 한 때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약국에 줄을 길게 서기도 했습니다. 다들 마스크가 모자라 전전긍긍하던 시기에 저는 운 좋게도 지인이 오래전 구매해놨던 마스크를 넉넉하게 선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TV 뉴스를 통해 약국에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문득 아래층에 사시는 노부부 어르신들이 생각났습니다. 아래층에 이사 왔을 때 시끄럽게 해 미안하다며 음식을 싸 와서 인사하시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모두 외국에 나가 살고 있어 일 년에 한 번 손자 손녀 보기도 힘겨우신 분들입니다. 외국에서 손자 손녀들이 다녀간 다음 날이면 애들 뛰어다니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게 해 미안하다며 또 음식을 싸 와서 전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이제 .. 2020. 6. 25.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따뜻한하루 평생 힘겨운 가난 속에서 고생하며 노력해온 한 청년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방문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물건을 팔기 위해 한 노인의 집을 방문한 청년은 그 집 거실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아니고 오래된 골동품 그림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그림도 아니었습니다. 썰물로 바닥이 드러난 쓸쓸한 해변에 초라한 나룻배 한 척이 쓰러질 듯 놓여있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은 어딘지 우울한 기분마저 느끼게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 밑에 아래와 같이 짧은 글귀가 있었습니다.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그림과 글에 압도당한 청년은 .. 2020. 6. 24.
경전을 지키는 제자, 따뜻한하루 먼 길을 떠나게 된 스승이 제자에게 위대한 말이 담긴 경전을 남기며 당부했습니다. “내가 몇 년 후에 돌아올 때까지 너는 이 경전을 가까이하고 계속 공부에 정진하도록 하거라.” 제자는 스승이 남긴 경전을 한시도 몸에서 때지 않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전을 읽다 잠든 제자가 눈을 뜨니 쥐들이 귀한 경전을 갉아먹고 있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했습니다. ‘경전을 지켜야겠어!’ 제자는 경전을 지키기 위해 마을에서 고양이 몇 마리를 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 마리의 고양이에게 먹일 우유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젖소 몇 마리를 구해 기르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젖소들을 먹일 풀이 부족해서 제자는 젖소들을 위한 목초지를 개간했습니다. 고양이를 위한 우유를 짜고 젖소를 위한 목초지를 개간하는.. 2020. 6. 23.
여배우의 주름살, 따뜻한하루 실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어떤 사진작가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원로 여배우의 사진을 찍게 된 것입니다. 작가는 오랜 시간 고민하며 사진 촬영을 준비했지만, 혹시나 자신의 능력 부족과 사소한 실수로, 여배우의 마음에 차지 못한 사진을 찍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촬영은 순조로웠습니다. 혹시 여배우가 지나치게 깐깐한 성격은 아닐까 하던 걱정이 무색하게, 여배우는 사진작가에게 편하게 대하면서 촬영장의 분위기도 밝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촬영이 다 끝나고 여배우가 그날 촬영된 사진을 한 장씩 한참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이 잘못되었나 걱정되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찍은 사진에서 뭔.. 2020. 6. 22.